영조 69권 25년 5월 16 일 (계해) 002 / 해주의 선비 유태오의 처 강씨가 남편의 원통함을 호소하다
작성일 :2020-11-10 10:41이름 :관리자
해주(海州)의 선비 유태오(柳泰五)의 처 강씨(康氏)가 남편의 원통함을 호소하였으나 회보가 없었다. 유태오의 백부(伯父)가 읍교(邑校)에게 무고(誣告)를 입었고 판관(判官) 김광우(金光遇)가 그 사건을 다스리게 되었는데, 유태오가 백부에게 가서 안후를 살펴보았더니 김광우가 노여움을 옮겨 유태오를 장살(杖殺)하였다. 이에 강씨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통곡하면서 감사 엄우(嚴瑀)에게 호소하였는데, 엄우가 김광우의 세력을 두려워하여 불문에 붙여두고 도리어 울부짖은 것으로 죄를 삼았으며, 인하여 유태오의 아비마저 가두었으므로 강씨가 하늘에 울부짖으며 말하기를,
“어찌할까? 여자란 남편을 위하여 죽는 것이 마땅하다.”
하고, 드디어 대궐 아래에 나아가 통곡하여 10일 밤낮을 그치지 않으니 보는 자들도 슬프게 여겼다. 이에 등문고(登聞鼓)를 두드려 진달하자 그것을 형조에 내렸는데, 판서 서종급(徐宗伋)이 아뢰기를,
“수령(守令)이 태(笞) 50대로 스스로 처단하게 하는 것이 당연한 법전인데, 사핵(査覈)을 행하여 상명(償命)을 하게 하면 크게 후일의 폐단에 관계되니 그만둠이 마땅합니다.”
하고, 읍교는 도신(道臣)으로 하여금 조사해 다스리게 하니, 일이 마침내 정침되었다. 해서의 백성들이 강씨를 훌륭하게 여기고 서종급을 원망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